호주·뉴질랜드를 통해 본 MLB 오세아니아 개발형 모델과 장기 생태계 전략

호주·뉴질랜드를 통해 본 MLB 오세아니아 개발형 모델과 장기 생태계 전략

메이저리그는 왜 오세아니아를 ‘확장’보다 ‘개발’로 접근하는가

메이저리그의 글로벌 전략에서 오세아니아 지역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스포츠 참여율이 높고 제도적 안정성이 뛰어난 지역이지만, 야구는 주류 종목이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이 지역을 즉각적인 시장 확대 대상이 아닌, 장기적 스포츠 생태계 개발 영역으로 분류해왔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구조 형성을 중시하는 접근이다.

기존 스포츠 강국이라는 이중적 조건

호주와 뉴질랜드는 스포츠 인프라와 교육 시스템이 이미 잘 구축된 국가다. 문제는 ‘인프라 부족’이 아니라, 야구가 선택받지 못한 종목이라는 점이다. 크리켓, 럭비, 호주식 풋볼 등 강력한 경쟁 종목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야구는 신규 종목으로서 진입 장벽이 높다. 메이저리그는 이 조건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전환 가능성의 영역으로 해석해왔다.

학교 스포츠 시스템을 활용한 우회 전략

오세아니아 개발형 모델의 핵심은 기존 학교·지역 스포츠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메이저리그는 독립적인 야구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스포츠 교육 틀 안에 야구를 부분적으로 삽입하는 전략을 선택해왔다. 이는 충돌을 피하면서도 점진적인 노출을 가능하게 한다.

기후와 시즌 구조가 제공하는 실험 환경

호주와 뉴질랜드는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인 지역이다. 이 점은 메이저리그 입장에서 중요한 실험적 가치를 가진다. 비시즌 훈련, 유망주 리그, 개발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오세아니아는 계절적 보완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시장 확장과 무관하게 전략적 의미를 갖는 요소다.

인구 규모보다 ‘집중도’를 중시하는 접근

오세아니아 지역은 인구 규모가 크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이를 한계로 보기보다, 관리 가능한 범위의 실험 시장으로 인식해왔다. 소규모 지역에서의 프로그램 운영은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이 용이하며, 실패 시 리스크도 제한적이다. 이는 개발형 모델의 중요한 장점이다.

미디어 노출보다 참여 경험 중심 전략

오세아니아에서 야구는 시청 스포츠가 아니라, 체험 스포츠로 접근된다. 메이저리그는 대규모 중계나 홍보보다 클리닉, 체험 행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참여를 유도해왔다. 이는 즉각적인 팬 확보보다는 미래 참여자 육성에 초점을 둔 전략이다.

제도 이식이 아닌 규칙 적응 방식

오세아니아 개발형 모델에서는 메이저리그의 규칙과 운영 방식을 그대로 이식하지 않는다. 기존 스포츠 문화와 충돌하지 않도록 규칙을 단순화하거나 훈련 방식을 조정하는 접근이 사용된다. 이는 제도 확장이 아닌, 문화 적응형 확산 전략에 가깝다.

경제적 수익보다 전략적 옵션 확보

호주·뉴질랜드 모델은 단기 수익을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가 이 지역에 관심을 유지하는 이유는 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한 전략적 선택지 확보에 있다. 글로벌 스포츠 흐름이 변할 경우, 이미 관계와 경험이 축적된 지역은 중요한 자산이 된다.

실패 가능성을 포함한 장기 계획

개발형 모델은 성공보다 지속을 목표로 한다. 오세아니아에서 야구가 주류 스포츠로 성장하지 않을 가능성 역시 고려 대상이다. 메이저리그는 이를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실험 결과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구조를 유지한다. 이는 단기 성과 중심 모델과 가장 크게 구분되는 지점이다.

2025년 기준 오세아니아 개발 모델의 위치

2025년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는 메이저리그 글로벌 전략에서 ‘조용한 유지 구간’에 해당한다. 눈에 띄는 성과는 제한적이지만, 교육·훈련·교류 경험은 축적되고 있다. 이는 확장이 아닌 준비 단계의 지속로 해석된다.

개발형 모델이 리그에 제공하는 역할

오세아니아 개발형 모델은 메이저리그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완충 지대를 제공한다. 즉각적인 성공보다, 장기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실험 공간이다. 이는 글로벌 리그로서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요소다.

글로벌 전략 속 오세아니아의 의미

호주·뉴질랜드 모델은 공급형, 연계형, 실험형 모델과 경쟁하지 않는다. 대신 그 사이를 메우며 리그 전략의 폭을 넓힌다. 메이저리그가 세계적 리그로 유지되는 이유는 빠른 확장이 아니라, 이러한 다층적 구조의 병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