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를 통해 본 MLB 신흥 시장 실험형 모델과 글로벌 확장 전략

유럽·아프리카를 통해 본 MLB 신흥 시장 실험형 모델과 글로벌 확장 전략

메이저리그는 왜 모든 지역을 즉시 편입하지 않는가

메이저리그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확장 경쟁이 아니다. 일본·한국처럼 성숙한 리그와의 연결, 남미처럼 인재 공급 구조가 확립된 지역과 달리, 유럽과 아프리카는 전혀 다른 위치에 놓여 있다. 이 지역들은 아직 야구가 주류 스포츠로 자리 잡지 않았으며, 메이저리그는 이를 ‘즉각적 성과 대상’이 아닌 장기 관찰과 실험의 공간으로 다뤄왔다.

신흥 시장이 갖는 구조적 조건

유럽과 아프리카의 공통점은 야구가 생활 스포츠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축구, 육상, 크리켓 등 강력한 기존 스포츠 문화가 자리 잡고 있으며, 야구는 상대적으로 후발 종목에 속한다. 이 환경에서 메이저리그는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인프라 구축과 접근성 확보를 우선 과제로 설정해왔다.

‘선수 확보’보다 ‘환경 조성’이 앞서는 이유

신흥 시장에서 메이저리그가 가장 먼저 추진하는 것은 선수 계약이 아니다. 학교 프로그램, 지역 아카데미, 코치 교육, 장비 지원 등 기초 환경 조성이 핵심이다. 이는 인재 발굴보다 훨씬 느린 과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야구 생태계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유럽 시장의 특수한 진입 장벽

유럽은 스포츠 소비가 리그 중심이 아니라 클럽 중심으로 강하게 고착된 지역이다. 이로 인해 단일 리그가 새로운 종목을 확산시키는 데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메이저리그는 이 특성을 고려해, 리그 직접 진출보다 지역 대회 후원, 유소년 프로그램 연계 등 간접적 접근 방식을 활용해왔다.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또 다른 변수

아프리카는 인구 구조와 잠재력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지역이지만, 인프라 격차가 크다. 경기장, 장비, 코치 인력 부족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메이저리그는 이 지역을 즉각적인 인재 공급지로 보기보다, 장기 개발 가능성 영역으로 분류해왔다. 이는 투자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전략으로 이어진다.

제도 이전이 아닌 문화 적응 중심 전략

신흥 시장에서는 기존 메이저리그 제도를 그대로 이식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 경기 규칙보다 중요한 것은 훈련 문화, 스포츠 접근 방식, 지역 사회 수용도다. 메이저리그는 이를 인지하고, 규칙 전달보다 경험 제공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설계해왔다.

미디어 확산이 제한적으로 작동하는 이유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야구는 아직 대중적 중계 콘텐츠가 아니다. 따라서 메이저리그는 TV 중계 확대보다 디지털 클립, 교육 콘텐츠, 체험형 이벤트를 통해 인지도를 쌓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이는 즉각적인 시청률보다는 장기 노출을 목표로 한 전략이다.

경제적 효율보다 전략적 가치가 우선되는 구조

신흥 시장 투자는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메이저리그가 이 지역에서 활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재무적 성과보다 전략적 옵션 확보에 있다. 향후 글로벌 스포츠 환경 변화에 대비한 선택지로서 신흥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실패 가능성을 전제로 한 운영 방식

실험형 모델의 특징은 실패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점이다. 유럽·아프리카에서의 야구 확산은 불확실성이 크며, 메이저리그는 이를 전제로 단계적 접근을 유지한다. 이는 다른 지역 모델과 가장 뚜렷하게 구분되는 지점이다.

2025년 기준 신흥 시장의 현재 위치

2025년 현재 유럽과 아프리카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과 지역’이 아닌 ‘관찰 지역’으로 분류된다. 눈에 띄는 결과는 제한적이지만, 인프라와 경험이 축적되는 단계에 있다. 이는 실패가 아니라, 계획된 속도 조절의 결과다.

실험형 모델이 리그에 제공하는 기능

이 모델은 메이저리그가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모든 지역이 성공할 필요는 없지만, 다양한 시도가 누적되며 리그의 전략 폭을 넓힌다. 신흥 시장은 현재보다 미래 대응력을 위한 공간이다.

글로벌 리그로서의 장기적 균형

유럽·아프리카 실험형 모델은 공급형, 연계형, 전통형 모델과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리그 전체 구조를 장기적으로 균형 잡히게 만드는 보완 장치다. 메이저리그가 세계적 리그로 유지되는 이유는 빠른 확장이 아니라, 이러한 다층적 접근의 공존에 있다.